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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리뷰

부천 심곡천 산책하기 좋은 곳

by 집도비 2023. 6. 15.

서울에 청계천이 있다면, 부천에는 심곡천이 있습니다. 심곡천은 원래부터 부천지역에 흐르던 개천입니다. 한때 그 위를 덮어서 천이 사라졌고 그곳은 카센터거리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서울에도 청계천을 복구했듯이, 부천도 심곡천을 다시 복구했습니다. 심곡천을 다시 복구할 때, 나이드신 분들은 뭐하러 다시 파내냐고 하시던 분들도 계셨어요. 한 번은 택시를 타고 심곡천 쪽을 지나는데, 나이드신 택시 기사님이 말하셨습니다. "뭐하러 쓸데없이 다시 만들어놨나 몰라" 저는 그때 심곡천에서 거리가 조금 있는 곳에 살았는데, 심곡천을 걸으러 일부러 10분남짓 걸어가기도 하던 때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심곡천에서 산책하고 있어요~ 저는 심곡천 근처에 살고 싶은걸요" 

 

그리고 몇년 뒤 저는 정말 심곡천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부천 심곡천 위치

부천 심곡천은 소명여고 사거리부터 부천 소방서 근처까지 복원되었습니다. 1km남짓한 구간인데, 산책 코스로 굉장히 좋습니다. 

 

심곡천은 복개천이기 때문에, 아직 주변이 막 번화한 느낌은 아닙니다. 음식점들도 있긴 하지만, 뭔가 먹으러 가기엔 부족한 느낌입니다. 서울 청계천에 비하면 볼거리가 많지는 않습니다. 심곡동이나 원미동, 가까운 중동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산책하기에 적당한 장소로 추천합니다. 

 

물고기를 볼 수 있는 하천

저는 심곡천을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갑니다. 심곡천은 아이들이 동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언어가 느린 첫째아이는 심곡천을 줄곧 바다라고 불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심곡천에는 물고기가 살고 있습니다. 작은 물고기들은 엄청 많고, 소방서쪽으로가면 큰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키즈카메라를 들고 가서 사진을 찍곤 합니다. 물고기 외에는 꽃이 있어서 나비도 많고, 새도 많습니다. 얼마전 저희 아이들도 배추흰나비를 키워서 심곡천에 방생해주었습니다. 

 

물장난은 금지입니다.

심곡천은 개울입니다. 수심이 얕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에는 종종 물장난을 하는 아이들을 보기도 했었는데요. 심곡천에는 엄연하게 표지판이 걸려있습니다. 물에 들어가서 장난을 하는 행위는 금지입니다. 이제 대부분 사람들은 물에 들어가진 않습니다. 몇 년 전에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단체로 산책을 나와 발을 담그는 모습은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손을 잡고 발을 담그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큰 아이들이라면 어른들의 제지가 필요합니다. 여름에 발 정도는 담그고 앉아있는 시민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물장난 외에 또 금지사항들이 있습니다. 배달음식은 안됩니다. 애완동물도 출입금지에요. 자전거 등도 금지입니다. 생각보다 금지사항이 많지만, 잘 지켜서 심곡천을 깨끗하게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심곡천의 끝에 있는 네모갤러리

심곡천에 간다면 꼭 추천할만한 장소가 바로 네모갤러리입니다. 네모갤러리는 심곡천 소방서쪽 끝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무료 개방 갤러리입니다. 입장료가 없고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서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그때그때 달라집니다. 어떤날은 한국의 전통의상 한복 전시가 되어있기도 했고, 어떤날은 사진이 걸려있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가기에도 좋습니다. 작은 공간이라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대체로 한산해서 아이들이 조금 떠들어도 다들 예쁘게 봐주십니다. 1층 한켠에는 터치스크린이 준비되어있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직접 손으로 물고기들을 색칠해보고 큰 화면으로 색칠한 물고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네모갤러리를 즐겨찾는 이유입니다. 

 

도심 온도를 낮춰주는 심곡천

좀 덥다 싶은 날에도 계단을 내려가 심곡천으로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희한하게 이곳은 시원해요. 그래서 저녁시간 심곡천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습니다. 한 여름이라면 햇빛을 가릴 수 없어 힘들겠지만, 저녁에는 괜찮아요. 시원하게 흐르는 물살이 도심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올 여름은 이상기온으로 비가 많이 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 심곡천은 폐쇄됩니다. 수심이 높아져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맑은 날 심곡천으로 산책 한 번 다녀오세요.